휴대폰을 사주지 않으려고 열심히 버텼었어요. 일반 휴대폰이 아니라 스마트휴대폰으로 이루어지는 문제를 너무 많이 봐왔거든요. 학폭 담당 교사가 처리하는 학폭 문제의 50%이상은 대부분 스마트휴대폰으로 인한 문제에요. 그래서 내 아이들은 최대한 나중에 스마트휴대폰을 사주겠다고 다짐을 했죠.ㅠ.ㅠ.온라인 수업 기간. 아이들이 집에만 있는데도 휴대폰의 필요성이 자꾸 많아지더라고요. 과제 사진을 올리는 것도 휴대폰이 있어야 편해요. 일일이 DSRL로 찍어서 SD카드를 컴퓨터에 넣고 올리는 것보다는 휴대폰으로 찍어서 올리는게 편하니까요. 실시간 화상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잘 되지 않을 때는 담임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시는 것도 아이들 휴대폰이 있어야 편해요. 저희 같은 맞벌이 입장에서는요. 부모에게 전화를 해 봤자 집에 없어서 연락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니까요. 그래서 결심을 하고 휴대폰을 사주었어요. 큰 맘 먹고 폴더휴대폰으로요. 월요금 6100원.(기계값 4400원 + 기본요금 1700원, 대략적으로요.)
>
그것도 요즘 제일 핫한 갤럭시 폴드는 아니고….이름도 멋진 ‘마음헨드폰’. 옛날 폴더헨드폰 같은 거예요. 사진찍고, MP3도 담을 수 있고, 전화 문자 다 되고요. 뭐 기능이 빠지지 않아요. 거기에다 인터넷이 안 된다는 건 완전 신의 한수. 인터넷만 안 되어도 핸드헨드폰으로서는 100점 만점에 10,000점!
아이들 핸드헨드폰을 보면서 대학교 때 처음으로 개통했던 PCS(개인 휴대 통신 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생각을 해 봤어요. 그 당시 011,016, 017, 018, 019로 시작되었던 추억의 PCS. 그 때는 화면도 조그맣고, 액정도 흑백이고, 전화도 끊기는 때가 많았고….요금도 엄청 비쌌는데(벌이에 비해서) 요즘은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초등학생 아이의 손에도 사양이 좋은 핸드헨드폰을 하나씩 쥐어주게 되었으니까요.어제 배송이 와서 아이들 손에 쥐어줬더니 하루 종일 핸드헨드폰 연구를 해요. 기능을 알아야 잘 쓸 수 있다면서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컴퓨터에 연결해서 파일도 담아보고, 노래도 듣고, 포켓몬 만화도 핸드헨드폰에 저장해 놓고요. 완전 신나하더라고요.^^;;핸드헨드폰도 없다가 있으면 비록 스마트헨드폰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신나하고 좋아할 수가 없어요. 앞으로 이 닉김을 살려서 7~8년만 더 이런 폴더헨드폰으로 잘 버텨주면 좋겠어요. 나중에 20살이 넘으면 갤럭시 S 20 울트라로 개통해주기로 약속했으니까, 그 전까지는 그냥 폴더헨드폰으로 주욱~ 가려고요.
>
스마트헨드폰이 아니라서 약간 옛스러운 느낌. 하지만, 아이들을 키울 때는 종종 옛날 방식이 더 좋을 수도 있어요. 비록 헨드헨드폰에 인터넷 연결은 안 되지만, 인터넷 대신 다른 흥미있고 즐거운 일들을 채워줄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